진폭

같은 라디오 방송이라도 스피커의 소리를 키우면 더 크게 들립니다. 파동의 세계에서 이 "크기"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진폭입니다. 눈으로 보고, 소리로도 직접 들어 봅시다.

파동이 얼마나 크게 흔들리는가

진폭(振幅)은 파동이 가운데(기준선)에서 얼마나 높이(또는 깊이) 흔들리는지를 나타냅니다. 진폭이 클수록 파동이 가진 에너지가 크고, 소리라면 더 크게, 전파라면 더 강한 신호로 전달됩니다. 슬라이더로 진폭을 바꾸면 파동의 높낮이가 달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리로 듣기"를 누르면 높이(음의 높낮이, 주파수)는 그대로 두고 크기(진폭)만 바꾼 소리를 들려줍니다. 진폭을 바꿔도 음의 높낮이는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느껴 보세요.

진폭과 주파수는 다른 성질

주파수가 "얼마나 자주" 흔들리는지를 나타낸다면, 진폭은 "얼마나 크게" 흔들리는지를 나타냅니다. 두 값은 서로 독립적이어서, 주파수가 높아도 진폭이 작을 수 있고 반대로 주파수가 낮아도 진폭이 클 수 있습니다. 방송국에서 전파를 멀리, 또 선명하게 보내려면 충분한 진폭(신호 세기)이 필요합니다.

핵심 정리

  • 진폭은 파동이 기준선에서 얼마나 높이(또는 깊이) 흔들리는지를 나타냅니다.
  • 진폭이 클수록 신호(소리·전파)의 세기가 강해집니다.
  • 진폭과 주파수는 서로 다른 성질이며, 하나를 바꿔도 다른 하나는 바뀌지 않습니다.

좀 더 알아보기 — 진폭으로 신호의 세기를 다루기

파동을 하나의 식으로 — 주파수·파장·진폭 종합

지금까지 배운 주파수, 파장, 진폭에 '위상'을 더하면, 하나의 파동을 완전히 나타낼 수 있습니다.

\[y(x, t) = A \sin\!\left( 2\pi f t - \frac{2\pi x}{\lambda} + \phi \right)\]
기호이름무엇을 정하나소리로 치면
\(A\)진폭얼마나 크게 흔들리나소리의 크기
\(f\)주파수1초에 몇 번 흔들리나음의 높낮이
\(\lambda\)파장한 번 흔들릴 때 얼마나 나아가나(f가 정해지면 함께 정해짐)
\(\phi\)위상흔들림이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나박자가 맞는지 어긋나는지

다음 장인 통신 편에서는 이 값들 가운데 하나를 바꾸어 정보를 싣는 방법을 배웁니다. 진폭을 바꾸면 AM, 주파수를 바꾸면 FM, 위상을 바꾸면 PSK입니다. Wi-Fi와 5G는 진폭과 위상을 동시에 바꾸는 QAM이라는 방식으로 한 번에 더 많은 정보를 보냅니다.

진폭과 에너지, 그리고 거리

파동이 실어 나르는 에너지(세기, I)는 진폭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진폭이 2배가 되면 에너지는 4배가 됩니다. 또한 안테나에서 나온 전파는 공 모양으로 퍼지면서 점점 넓은 면적에 나뉘므로, 세기는 거리(r)의 제곱에 반비례해 약해집니다.

\[I \propto A^2, \qquad I \propto \frac{1}{r^2} \quad\Rightarrow\quad A \propto \frac{1}{r}\]

기지국에서 2배 멀어지면 받는 전파의 세기는 1/4, 10배 멀어지면 1/100이 됩니다. 멀리 있는 천체의 전파가 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생활 속의 진폭

진폭이나 세기는 아주 작은 값부터 아주 큰 값까지 범위가 엄청나게 넓습니다. 그래서 일상에서는 흔히 "몇 배인가"를 10의 거듭제곱으로 세는 데시벨(dB)을 씁니다.

\[\text{dB} = 10 \log_{10}\frac{P}{P_0} = 20 \log_{10}\frac{A}{A_0}\]

세기(P)가 10배이면 +10 dB, 100배이면 +20 dB입니다. 세기는 진폭의 제곱이므로 진폭으로 쓰면 앞의 숫자가 20이 됩니다.

  • 소리의 크기 — 사람은 겨우 들리는 소리(0 dB)부터 귀가 아플 만큼 큰 소리(약 120 dB)까지, 세기로 1조(1012) 배나 차이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볼륨 버튼은 바로 소리의 진폭을 조절하는 장치입니다.
  • 휴대전화 안테나 막대와 Wi-Fi 신호 세기 — 화면의 막대 개수는 받은 전파의 세기를 나타냅니다. 기기 설정에서는 1 mW를 0 dBm으로 하는 단위로 볼 수 있는데, Wi-Fi는 −30 dBm이면 아주 강하고, −67 dBm 정도면 영상 시청에 충분하며, −90 dBm(1조 분의 1 W)에 가까우면 거의 연결되지 않습니다.
  • 지진 규모 — 지진계에 기록된 흔들림의 진폭으로 규모를 정합니다. 규모가 1 커지면 진폭은 10배, 방출된 에너지는 약 32배가 됩니다.
  •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 바깥 소음을 마이크로 듣고, 진폭은 같고 위상은 정반대인 소리를 만들어 더하면 두 파동이 서로 지워집니다(상쇄 간섭). 진폭과 위상을 정밀하게 맞추는 기술입니다.
통신에서 — 잡음보다 큰 진폭이 필요하다

전파는 오는 길에 번개, 전기기기, 수신기 자체의 열 등에서 생기는 잡음과 섞입니다. 받은 신호가 잡음보다 얼마나 센지를 신호 대 잡음비(SNR, S/N)라고 하며, 이 값이 클수록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정보를 보낼 수 있습니다. 섀넌이 1948년에 밝힌 통신 용량의 한계는 다음과 같습니다(B: 쓸 수 있는 주파수 폭).

\[C = B \log_2\!\left( 1 + \frac{S}{N} \right)\]

같은 주파수 폭이라도 신호가 잡음과 같은 세기(S/N = 1)이면 1 MHz당 초당 약 100만 비트밖에 보낼 수 없지만, 신호가 잡음보다 100배(20 dB) 세면 약 660만 비트를 보낼 수 있습니다. 기지국 가까이에서 인터넷이 더 빠른 것도, 멀어지면 진폭이 줄어 S/N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천문학에서 —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진폭을 잡아내기

우주에서 오는 전파는 너무 약해서 전파천문학자들은 전용 단위인 잰스키(Jy)를 씁니다. 1 Jy는 1 m² 넓이에 1 Hz 폭당 10−26 W가 들어오는 세기입니다. 달에 놓인 1 W짜리 휴대전화가 지구에 보내는 신호도 약 50 Jy인데, 전파천문학에서는 그보다 수만 배 약한 mJy(1/1000 Jy) 수준의 천체도 관측합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 전파망원경이 모은 에너지를 모두 합쳐도 눈송이 하나가 땅에 떨어지는 에너지에 못 미친다"는 비유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작은 진폭을 잡아내기 위해 여러 방법을 함께 씁니다.

  • 큰 접시 — 전파를 모으는 넓이는 지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접시가 클수록 약한 신호를 더 많이 모읍니다(안테나(반사경)).
  • 잡음이 적은 수신기 — 수신기를 영하 250℃ 아래(수십 K 이하)까지 냉각하고 저잡음 증폭기로 신호를 키워, 수신기 자체가 만드는 잡음을 줄입니다(전파 수신기).
  • 오래, 넓게 모으기 — 잡음은 무작위로 흔들려 오래 더할수록 서로 상쇄되지만, 천체 신호는 꾸준히 쌓입니다. 그래서 잡음의 크기는 관측 시간(τ)과 주파수 폭(Δν)의 곱의 제곱근에 반비례해 줄어듭니다. 관측 시간을 4배로 늘리면 잡음은 절반이 됩니다.
    \[\Delta T \approx \frac{T_{\text{sys}}}{\sqrt{\Delta\nu \, \tau}}\]
  • 사람이 만든 전파 막기 — 우주 신호에 비하면 휴대전화나 Wi-Fi의 진폭은 어마어마하게 커서, 관측소 주변의 전파를 엄격히 관리합니다(전파 차폐).
  • 간섭계에서는 진폭과 위상을 함께 — 여러 망원경의 신호를 합치면 천체의 밝기 구조는 진폭에, 위치 정보는 위상에 담겨 나옵니다. 두 값을 모두 정확히 재야 선명한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간섭계 원리).

🧑‍🏫 선생님·학부모님을 위한 설명 도움말

원리 자세히 보기

  • dB는 곱셈을 덧셈으로 바꾼다 — 세기가 2배이면 약 +3 dB, 10배이면 +10 dB, 1/2이면 약 -3 dB입니다. 통신 기술자는 "송신 출력 + 안테나 이득 - 가는 길의 손실 = 받는 세기"처럼 dB를 더하고 빼는 것만으로 신호가 얼마나 도착할지 계산합니다. 곱셈과 나눗셈을 덧셈과 뺄셈으로 바꿔 주는 것이 로그 단위의 힘입니다.
  • dBm으로 본 실제 세기 — 1 mW를 0 dBm으로 하면, 휴대전화가 가장 세게 내보내는 전파는 약 0.2 W(약 +23 dBm) 정도이고, 기지국이나 공유기에서 받는 신호는 -50~-100 dBm, 즉 1억 분의 1 W에서 10조 분의 1 W 정도인 경우가 흔합니다.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의 세기 차이가 1010배를 넘는 것이 보통입니다.
  • 피할 수 없는 바닥, 열잡음 — 온도가 있는 모든 물체 속 전자는 무작위로 떨며 잡음 전파를 냅니다. 상온(약 290 K)에서 주파수 폭 1 Hz마다 생기는 열잡음은 약 -174 dBm로, 어떤 수신기도 이 바닥보다 약한 신호를 그냥은 구별하지 못합니다. 전파망원경이 수신기를 아주 차갑게 냉각하는 이유입니다.
  • 세기를 '온도'로 말하는 전파천문학 — 전파천문학자는 받은 전파의 세기를 "같은 세기의 전파를 내려면 그 물체가 몇 K(켈빈)여야 하는가"로 나타내곤 합니다(안테나 온도, 밝기 온도). 본문 식의 Tsys(시스템 온도)도 수신기·대기·지면이 더하는 잡음의 세기를 온도로 나타낸 값입니다. 이 방식은 자연 속 진동과 교류 편의 '온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밝기'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 진폭을 눈으로 보는 장비 — 오실로스코프는 시간에 따라 진폭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스펙트럼 분석기는 주파수마다 진폭(세기)이 얼마인지를 보여 줍니다. 전파망원경에서 주파수별 세기를 재는 장비는 파형 분석기(Spectrometer) 편에서 다룹니다.

신호 세기를 재는 단위의 역사

시기사건의미
기원전 2세기별의 '등급'널리 알려진 바로는 그리스의 히파르코스가 가장 밝은 별을 1등급, 겨우 보이는 별을 6등급으로 나누었습니다. 사람 눈의 느낌으로 세기를 나눈 최초의 눈금 가운데 하나입니다.
1856년포그슨의 등급 정의1등급과 6등급의 밝기 차이를 정확히 100배로 정해, 1등급 차이가 약 2.512배가 되는 로그 눈금이 만들어졌습니다. 세기를 '몇 배'로 세는 dB와 같은 생각입니다.
1920년대전화 회사의 '전송 단위'와 데시벨미국 벨 전화 회사가 전화선에서 신호가 얼마나 약해지는지를 나타내는 '전송 단위(TU)'를 만들었고, 1928년 전화를 발명한 벨의 이름을 따 '데시벨'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1933년잰스키의 우주 전파 발표처음으로 우주에서 오는 전파 세기를 기록했고, 훗날 우주 전파의 세기 단위 잰스키(Jy)에 그의 이름이 붙었습니다(우주와 자연이 만드는 전파).
1935년리히터 규모지진계에 기록된 흔들림의 진폭을 로그 눈금으로 나타낸 첫 지진 규모가 만들어졌습니다.
1946년디키의 라디오미터디키가 수신기와 기준 잡음원을 빠르게 번갈아 비교하는 방법(디키 스위치)을 발표해, 잡음에 묻힌 아주 약한 전파의 세기를 정밀하게 재는 기틀을 놓았습니다.

비유로 설명하기

  • 데시벨은 "10배 계단"과 같습니다. 10 dB는 계단 한 칸(10배), 20 dB는 두 칸(100배), 30 dB는 세 칸(1000배)입니다. 아주 큰 차이도 계단 개수로 짧게 말할 수 있습니다.
  • 세기를 온도로 말하는 것은 "이 전파는 몇 도짜리 난로가 내는 만큼 세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숫자가 클수록 센 전파입니다.

자주 하는 오해

  • "0 dB는 소리(신호)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 0 dB는 '기준과 같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기준보다 약한 신호는 -90 dBm처럼 음수로 나타납니다.
  • "80 dB는 40 dB보다 두 배 큰 소리이다" — 40 dB 차이는 세기로 104 = 1만 배입니다. dB는 더하기·빼기로 '몇 배'를 나타내므로, 숫자가 두 배라고 세기가 두 배인 것이 아닙니다.

함께 해 볼 질문·활동

  • 스마트폰 소음 측정 앱으로 넓은 운동장에서 스피커로부터 1 m, 2 m, 4 m 떨어진 곳의 소리 크기를 재어, 거리가 2배가 될 때 약 6 dB씩 줄어드는지 확인하기 (실내에서는 벽의 반사 때문에 덜 줄어들 수 있습니다)
  • Wi-Fi 신호 세기를 보여 주는 앱이나 설정 화면에서 공유기와의 거리, 사이에 있는 벽·문의 개수에 따라 dBm 값이 어떻게 변하는지 표로 기록하기
  • "세기가 1000배가 되면 몇 dB 늘어날까? 100만 배라면?" 10배 계단으로 계산해 보기

본 교육자료는 Anthropic(Claude) 및 OpenAI(ChatGPT)를 활용하여 제작하였으며, 제작자가 내용을 검토·편집하였습니다. 주요 참고자료와 출처는 각 페이지의 「참고 자료 및 출처」에 명시하였습니다. 출처가 별도로 표기되지 않은 페이지와 참고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은 제작자가 직접 작성하거나 정리한 것입니다.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수정이 필요한 사항을 발견하시면 kvnsite@kasi.re.kr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