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라디오를 켜면 "94.5 MHz" 같은 숫자를 보게 됩니다. 이 숫자가 바로 주파수입니다. 주파수가 무엇을 뜻하는지 직접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해 봅시다.

1초에 몇 번 오르내리는가

주파수(周波數)는 전파가 1초 동안 오르내리는(진동하는) 횟수를 말합니다. 단위로는 Hz(헤르츠)를 사용하며, 1Hz는 1초에 한 번 진동한다는 뜻입니다. 아래 시뮬레이션의 슬라이더로 주파수를 바꾸면서, 점선(관측선)을 지나가는 마루의 개수가 1초에 몇 번인지 세어 보세요.

지난 1초간 측정된 값: 0 Hz

점선 = 관측선. 파동의 마루가 이 선을 지나갈 때마다 한 번 진동한 것으로 셉니다.

주파수와 파장은 반비례

전파가 나아가는 속도(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주파수가 높아지면 한 번 진동할 때 나아가는 거리인 파장은 짧아지고, 주파수가 낮아지면 파장은 길어집니다. 위 시뮬레이션에서 주파수를 올렸을 때 파동이 더 촘촘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 라디오 방송에 쓰이는 주파수는 훨씬 큽니다. AM 라디오는 초당 수십만 번, FM 라디오는 초당 약 1억 번(100 MHz 안팎) 진동합니다. 이렇게 빠른 진동은 눈으로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위 시뮬레이션에서는 이해하기 쉽도록 느린 속도로 표현했습니다.

핵심 정리

  • 주파수는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이며, 단위는 Hz(헤르츠)입니다.
  • 주파수가 높을수록 파동은 촘촘하고(파장↓), 낮을수록 파동은 널찍합니다(파장↑).
  • 실제 라디오 전파는 초당 수십만 ~ 수십억 번 진동할 만큼 주파수가 매우 높습니다.

좀 더 알아보기 — 주파수와 파장의 수식, 그리고 안테나 크기

주기와 주파수

한 번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주기(T)라고 합니다. 1초에 몇 번 진동하는지가 주파수(f)이므로, 둘은 서로 뒤집은 관계입니다.

\[f = \frac{1}{T}\]

예를 들어 주기가 0.5초이면 1초에 2번 진동하므로 주파수는 2 Hz입니다. 94.5 MHz FM 전파의 주기는 약 0.0000000106초(10.6 나노초)로, 눈 깜빡할 시간에도 수천만 번 진동합니다.

빛의 속도 = 주파수 × 파장

파동은 한 번 진동할 때마다 정확히 한 파장(λ, 람다)만큼 나아갑니다. 1초에 f번 진동하니, 1초 동안 나아가는 거리(속도)는 "한 번에 가는 거리 × 횟수"가 됩니다. 전파의 속도는 빛의 속도(c)이므로

\[c = f \times \lambda \qquad\Longleftrightarrow\qquad \lambda = \frac{c}{f}, \quad f = \frac{c}{\lambda}\]

여기서 \(c \approx 3 \times 10^8\ \mathrm{m/s}\)(초속 약 30만 km)는 변하지 않는 값입니다. 그래서 주파수를 2배로 올리면 파장은 정확히 절반이 됩니다. 이것이 위에서 말한 "반비례"의 정체입니다.

🧮 암산 요령

  • 파장(m) ≈ 300 ÷ 주파수(MHz)  — 예: FM 100 MHz → 300 ÷ 100 = 약 3 m
  • 파장(mm) ≈ 300 ÷ 주파수(GHz)  — 예: KVN 43 GHz → 300 ÷ 43 = 약 7 mm
쓰임주파수파장
가정용 전기(교류)60 Hz약 5,000 km
AM 라디오711 kHz약 422 m
FM 라디오94.5 MHz약 3.2 m
휴대전화(LTE)1.8 GHz약 17 cm
Wi-Fi2.4 GHz약 12.5 cm
KVN 전파망원경22 / 43 / 86 / 129 GHz약 13.6 / 7.0 / 3.5 / 2.3 mm

참고: 전파가 물이나 유리처럼 다른 물질 속을 지나면 속도가 느려집니다. 이때 주파수는 그대로이고 파장만 짧아집니다. 또한 전파를 알갱이(광자)로 보면 하나의 에너지는 \(E = hf\)(h: 플랑크 상수)로 주파수에 비례합니다. 22 GHz 전파 광자의 에너지는 가시광선 광자의 약 2만 분의 1에 불과합니다.

안테나 크기는 파장이 정한다

안테나는 전파와 전선 속 전자가 에너지를 주고받는 통로입니다. 그네를 밀 때 그네가 흔들리는 박자에 맞춰 밀어야 높이 올라가듯, 안테나도 길이가 전파의 파장과 박자가 맞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전파를 내보내고 받아들입니다. 이를 공진이라고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막대 안테나(다이폴 안테나)는 길이가 파장의 절반(λ/2)일 때 공진합니다. 전파가 반 주기 동안 전자를 한쪽 끝까지 밀었다가, 다음 반 주기에 반대쪽 끝까지 되돌려 보내는 박자가 딱 맞기 때문입니다. 땅이나 금속판을 거울처럼 이용하면 절반 길이인 λ/4로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 자동차나 휴대전화 안테나는 주로 이 방식을 씁니다.

\[L_{\text{다이폴}} \approx \frac{\lambda}{2} = \frac{c}{2f}, \qquad L_{\text{모노폴}} \approx \frac{\lambda}{4} = \frac{c}{4f}\]
쓰임파장λ/4 안테나 길이실제 모습
가정용 전기 60 Hz약 5,000 km약 1,250 km만들 수 없음 → 전파를 거의 내지 않음
AM 라디오 711 kHz약 422 m약 105 m100 m가 넘는 거대한 철탑
FM 라디오 94.5 MHz약 3.2 m약 79 cm자동차 지붕의 막대 안테나
Wi-Fi 2.4 GHz약 12.5 cm약 3 cm공유기의 짧은 막대, 노트북 내장
5G 3.5 GHz약 8.6 cm약 2 cm휴대전화 속에 쏙 들어가는 크기

주파수가 높을수록 파장이 짧아 안테나도 작아집니다. 휴대전화가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아질 수 있었던 것도 높은 주파수(GHz) 덕분입니다. 반대로 가정용 교류(60 Hz)는 교류이긴 해도 파장이 지구 반지름에 가까울 만큼 길어서, 집 안의 짧은 전선으로는 전파가 거의 나가지 않습니다.

전파망원경 접시는 왜 클까? — 파장과 접시 지름

전파망원경처럼 접시(반사판)로 전파를 모으는 안테나에서는 공진 길이보다 접시 지름(D)과 파장의 비율이 중요합니다. 접시가 파장보다 몇 배나 큰지에 따라 하늘을 얼마나 또렷하게 구별해 볼 수 있는지, 즉 분해능이 정해집니다.

\[\theta \approx \frac{\lambda}{D}\ \text{(라디안)}\]
  • 파장이 길수록 접시가 커야 합니다. 전파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수만~수십만 배 길기 때문에, 광학망원경과 같은 선명도를 얻으려면 접시도 그만큼 커야 합니다. KVN의 21 m 접시로 22 GHz(λ ≈ 1.4 cm)를 보면 분해능은 약 2분(′) 정도이고, 같은 접시로 129 GHz(λ ≈ 2.3 mm)를 보면 약 23초(″)로 6배 가까이 또렷해집니다.
  • 접시 표면은 파장보다 훨씬 매끈해야 합니다. 표면의 울퉁불퉁함이 대략 파장의 1/16보다 작아야 전파가 한 점에 잘 모입니다. 129 GHz에서는 지름 21 m 접시 전체를 약 0.15 mm 이내로 다듬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파장이 긴 저주파용 접시는 구멍 뚫린 철망으로 만들어도 됩니다. 구멍이 파장보다 훨씬 작으면 전파에게는 매끈한 거울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 접시 하나로 부족하면 여러 대를 연결합니다. 멀리 떨어진 망원경을 하나처럼 묶으면 망원경 사이의 거리가 D 역할을 해 분해능이 크게 높아집니다. 이것이 KVN이 사용하는 전파 간섭계(VLBI)의 원리입니다.

📡 주파수를 넣어 파장과 안테나 길이 계산해 보기

🧑‍🏫 선생님·학부모님을 위한 설명 도움말

원리 자세히 보기

  • 시간과 주파수는 한 쌍 — 주파수는 '1초에 몇 번'이므로, 1초를 정확히 알아야 주파수도 정확히 잴 수 있습니다. 지금의 1초는 세슘-133 원자가 내는 전파가 9,192,631,770번 진동하는 시간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시계는 '정확한 주파수를 세는 장치'이고, 주파수는 인류가 가장 정밀하게 잴 수 있는 양 가운데 하나입니다. KVN도 수소 메이저 원자시계로 주파수와 시각을 맞춥니다 (원자시계).
  • 주파수를 재는 원리 — 주파수 측정기는 위 시뮬레이션의 관측선처럼, 정해진 시간 동안 파동의 마루가 몇 번 지나가는지 셉니다. 기준이 되는 박자는 수정 발진기나 원자시계가 만듭니다. 손목시계 속 수정은 1초에 32,768번(215번) 떨리도록 만들어, 이를 반씩 15번 나누면 정확히 1초가 됩니다.
  • 주파수는 나눠 쓰는 자원 —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두 송신기가 같은 주파수를 쓰면 신호가 섞여 둘 다 알아듣기 어렵게 됩니다(혼신). 그래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전 세계를 세 지역으로 나누어 주파수 대역별 용도를 정한 '국제 주파수 분배표'를 만들고, 우리나라는 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분배를 정하며, 전파를 내보내려면 전파법에 따른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 전파천문학을 위한 조용한 주파수 — 수소의 21 cm선이 있는 1400~1427 MHz처럼 일부 대역은 국제 규칙으로 전파 송신을 금지해, 우주의 아주 약한 전파를 들을 수 있게 보호합니다. 그래도 주변 전파의 간섭을 줄이는 노력은 계속 필요합니다(전파 차폐).
  • 소리의 주파수 — 사람의 귀는 대략 20 Hz~20,000 Hz의 소리를 듣고, 나이가 들수록 높은 소리부터 잘 안 들리게 됩니다. 악기를 맞출 때 쓰는 기준음 '라'는 440 Hz이며, 주파수가 2배인 880 Hz는 한 옥타브 높은 '라'입니다.

주파수 단위·표준·분배의 역사

시기사건의미
1865년국제전신연합 창립유럽 20개 나라가 파리에 모여 나라 사이 전신을 연결하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1932년 지금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지금은 유엔 전문기구입니다.
1906년베를린 국제무선전신회의배와 육지 사이 무선 통신의 국제 규칙을 처음 정하고, 'SOS'를 국제 조난 신호로 채택했습니다.
1927년워싱턴 국제무선전신회의방송·선박·항공 등 용도별로 주파수 대역을 나누어 쓰는 국제 분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무선 기술을 연구하는 국제자문위원회(CCIR)가 세워졌습니다.
1930년대~1960년단위 'Hz'의 탄생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헤르츠의 이름을 딴 단위를 정했고, 1960년 국제단위계(SI)로 채택되었습니다. 그전에는 '초당 사이클(c/s)'이라고 불렀습니다.
1955년첫 실용 세슘 원자시계영국 국립물리연구소(NPL)의 에센과 패리가 만든 세슘 원자시계가 지구 자전보다 더 정확한 시간·주파수 기준이 되었습니다.
1959년 무렵전파천문 업무의 국제 분배ITU 회의에서 전파천문학이 정식 무선 업무로 인정되고, 관측을 위한 주파수 대역이 국제 분배표에 처음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1967년1초의 새 정의국제도량형총회가 1초를 세슘 원자의 진동수(9,192,631,770 Hz)로 정의했습니다. 이때부터 시간의 기준이 천체의 움직임에서 원자의 '주파수'로 바뀌었습니다.

비유로 설명하기

  • 주파수 분배는 "도로의 차선"과 같습니다. 방송, 휴대전화, 항공, 전파망원경이 각자 자기 차선(주파수 대역)을 지켜야 서로 부딪히지(혼신) 않습니다. 전파천문 보호 대역은 다른 차가 들어오지 못하게 비워 둔 '조용한 길'인 셈입니다.

자주 하는 오해

  • "주파수가 높은 전파일수록 더 빨리 날아간다" — 진공에서는 주파수와 관계없이 모든 전파가 빛의 속도로 갑니다. 주파수가 높으면 더 '자주' 흔들릴 뿐이고, 그 대신 파장이 짧아집니다.
  • "주파수가 높을수록 센(강한) 전파이다" — 신호의 세기는 송신 출력과 진폭이 정합니다. 낮은 주파수의 AM 방송도 출력이 크면 아주 멀리까지 들립니다.

함께 해 볼 질문·활동

  • 악기 조율(튜너) 앱이나 주파수 소리 발생 앱으로 440 Hz와 880 Hz를 들어 보고, 주파수가 2배가 되면 '한 옥타브 높은 같은 음'으로 들리는지 확인하기 (소리는 작게 해서 들으세요)
  • 같은 방송국의 FM 주파수가 서울과 다른 도시에서 서로 다른 이유를 찾아보기. 가까운 지역끼리는 혼신을 피하려고 다른 주파수를 쓰고, 멀리 떨어지면 같은 주파수를 다시 쓰기도 합니다.
  • "전 세계가 각자 마음대로 주파수를 쓴다면 비행기, 배, 휴대전화에 어떤 일이 생길까?" 이야기해 보기

본 교육자료는 Anthropic(Claude) 및 OpenAI(ChatGPT)를 활용하여 제작하였으며, 제작자가 내용을 검토·편집하였습니다. 주요 참고자료와 출처는 각 페이지의 「참고 자료 및 출처」에 명시하였습니다. 출처가 별도로 표기되지 않은 페이지와 참고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은 제작자가 직접 작성하거나 정리한 것입니다.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수정이 필요한 사항을 발견하시면 kvnsite@kasi.re.kr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