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파

전파는 왜 전자기파(電磁氣波)라고 불릴까요? 이름 속에 답이 있습니다. 전파는 전기(電)장과 자기(磁氣)장이 함께 만들어 내는 파동이기 때문입니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만든다

변화하는 전기장은 그 주변에 자기장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자기장이 다시 변화하면, 그 주변에는 또 전기장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계속 만들어 내면서 공간 속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 바로 전자기파입니다. 전기장과 자기장은 아무렇게나 흔들리지 않고, 둘은 서로 직각(90˚)을 이루며 진동하며, 파동이 나아가는 방향과도 직각을 이룹니다. (이 원리를 처음 수식으로 완성한 사람이 19세기 과학자 맥스웰(Maxwell)입니다.)

전자 하나가 진동하면서 전기장·자기장이 서로를 만들어 내며 퍼져 나가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전기와 자기의 관계, 전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편의 시뮬레이션을 참고하세요.

전자기파의 큰 가족

우리가 보는 빛(가시광선)도, 병원에서 찍는 엑스선(X-ray)도, 리모컨에 쓰이는 적외선도, 우주에서 오는 감마선(Gamma-ray)도 모두 전자기파의 한 종류입니다. 이들은 모두 같은 원리로 만들어지지만 파장(길이)이 서로 다릅니다. 파장이 짧을수록 주파수(진동수)는 높아지고, 파장이 길수록 주파수는 낮아집니다. 전파는 이 가족 중에서 파장이 가장 긴 편에 속합니다.

전자기스펙트럼 — 전파부터 감마선까지 파장에 따라 늘어선 전자기파 가족

👉 아래 전자기파를 하나씩 눌러 파장·주파수·에너지와 생활 속 활용 사례를 확인해 보세요!

파장
주파수
광자 에너지
생활 속 활용 사례
    가시광선도 전파(전자기파)의 일부 —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무지개색으로 나뉘어요

    가시광선 안에도 파장이 조금씩 다른 빛들이 섞여 있습니다.
    프리즘을 통과할 때 파장에 따라 꺾이는 정도(굴절)가 달라서,
    파장이 짧은 보라색 쪽은 많이 꺾이고 파장이 긴 빨간색 쪽은 적게 꺾여 무지개처럼 색이 펼쳐져 보입니다.

    🔭 전파망원경은 어떤 주파수를 볼까?

    전파망원경은 전자기파 가족 중에서도 라디오파~마이크로파 영역, 대략 수십 MHz ~ 수백 GHz 대역을 주로 관측합니다. 이 구간은 지구 대기를 비교적 잘 통과하기 때문에 "전파 창(Radio Window)"이라고 부릅니다. 이보다 주파수가 낮으면(파장이 길면) 지구 대기 상층의 전리층에 반사되어 우주에서 온 신호가 지표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반대로 이보다 훨씬 주파수가 높은 적외선・자외선・엑스선 영역은 대기 중의 수증기・산소・오존 분자에 대부분 흡수되어 버립니다. (다만 가시광선은 예외적으로 대기를 잘 통과해, 눈과 광학 망원경으로 우주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은 이 전파 창 중에서도 22GHz, 43GHz, 86GHz, 129GHz라는 비교적 높은 주파수(파장 몇 mm ~ 1cm 안팎의 밀리미터파)를 동시에 관측합니다. 주파수가 높을수록(파장이 짧을수록) 같은 크기의 안테나로도 더 또렷한 상(높은 각분해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 KVN 편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아래는 전체 전자기파를 한눈에 비교한 표입니다.

    전자기파 종류별 파장·주파수·에너지

    구분 파장 주파수 광자 에너지
    전파 1mm ~ 수km ~300GHz 이하 ~0.001eV 이하
    마이크로파 1mm ~ 1m 300MHz ~ 300GHz 0.000001 ~ 0.001eV
    적외선 700nm ~ 1mm 300GHz ~ 430THz 0.001 ~ 1.8eV
    빨강 620 ~ 750nm 400 ~ 484THz 1.65 ~ 2.00eV
    주황 590 ~ 620nm 484 ~ 508THz 2.00 ~ 2.10eV
    노랑 570 ~ 590nm 508 ~ 526THz 2.10 ~ 2.18eV
    초록 495 ~ 570nm 526 ~ 606THz 2.18 ~ 2.50eV
    파랑 450 ~ 495nm 606 ~ 667THz 2.50 ~ 2.76eV
    보라 380 ~ 450nm 667 ~ 789THz 2.76 ~ 3.26eV
    자외선 10 ~ 380nm 0.8 ~ 30PHz 3.3 ~ 124eV
    엑스선 0.01 ~ 10nm 30PHz ~ 30EHz 124eV ~ 124keV
    감마선 0.01nm 이하 30EHz 이상 124keV 이상

    가시광선 영역(빨강~보라) 표시. 표의 수치는 이해를 돕기 위한 대략적인 값입니다.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크다

    빛(광자) 하나의 에너지는 E = h × f = h × c / λ (h: 플랑크 상수, c: 빛의 속도)로 나타냅니다. 주파수(f)에 비례하고 파장(λ)에 반비례하므로, 파장이 짧고 주파수가 높을수록 에너지는 커집니다. 전파・적외선처럼 파장이 긴 전자기파는 에너지가 아주 작고, 자외선・엑스선・감마선처럼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급격히 커집니다.

    원적외선의 온열・치료 효과

    적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긴 원적외선은 에너지가 작아 우리 몸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피부 표면 가까이에서 흡수되어 로 바뀝니다. 이 온열 작용으로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가 있어 찜질방·의료용 온열기 등에 활용됩니다. 에너지가 낮아 세포나 DNA를 직접 손상시키지 않는 안전한 파장대입니다.

    엑스선・감마선은 왜 인체에 해로울까?

    엑스선과 감마선은 광자 하나의 에너지가 매우 커서, 몸을 이루는 원자에서 전자를 튕겨낼 만큼 강합니다. 이렇게 원자를 이온화(전기를 띠게 함)시킬 수 있는 전자기파를 이온화 방사선이라 부르는데, 세포 속 DNA 결합을 끊어 세포를 손상시키거나 돌연변이・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엑스선 촬영을 할 때 납으로 된 방호복을 입고, 꼭 필요한 만큼만 짧게 촬영하는 것입니다. 반면 가시광선・적외선・전파는 에너지가 훨씬 작아 원자를 이온화시키지 못하는 비이온화 방사선이라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표에 쓰인 단위 이해하기

    • nm(나노미터): 파장을 나타내는 길이 단위입니다. 1nm는 10억분의 1m(10⁻⁹m)로, 머리카락 굵기(약 0.1mm)의 10만분의 1 정도로 아주 짧은 길이입니다. 가시광선의 파장이 대략 380~750nm이니 얼마나 미세한 길이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 Hz(헤르츠): 1초에 몇 번 진동하는지를 나타내는 주파수 단위입니다. 전자기파는 워낙 빠르게 진동해서 아래처럼 큰 수를 줄여 쓰는 접두어를 함께 사용합니다.
      접두어 기호 배수
      밀리(milli) m 1000분의 1 배 (10⁻³)
      킬로(kilo) k 1000 배 (10³)
      메가(Mega) M 100만 배 (10⁶)
      기가(Giga) G 10억 배 (10⁹)
      테라(Tera) T 1조 배 (10¹²)
      페타(Peta) P 1000조 배 (10¹⁵)
      엑사(Exa) E 100경 배 (10¹⁸)

      예) 1km = 1000m, 1mm = 1000분의 1m처럼 k는 크게, m은 작게 만드는 접두어입니다. 라디오 주파수 표시인 kHz(킬로헤르츠)나 전류 단위 mA(밀리암페어)에도 똑같이 쓰입니다.

    • eV(전자볼트): 광자 하나가 가진 에너지처럼 아주 작은 에너지를 다룰 때 쓰는 단위입니다. 전자 1개가 1V의 전압을 지날 때 얻는 에너지가 1eV이며, 우리가 흔히 쓰는 에너지 단위인 줄(J)보다 훨씬 작습니다(1eV ≈ 0.00000000000000000016J). keV(천 eV), MeV(백만 eV)처럼 앞서 나온 접두어와 함께 쓰이기도 합니다.
    • V(볼트) — 전압: 전기를 밀어내는 힘인 전압(전위차)의 단위입니다. 건전지는 1.5V, 스마트폰 배터리는 약 3.7~5V, 가정용 콘센트는 220V, 자동차 배터리는 12V처럼 우리 주변 전기 제품에도 다양한 전압이 쓰입니다. 전압이 높을수록 전기를 더 세게 밀어내는 힘이 크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 A(암페어) — 전류: 전선 속에서 실제로 흐르는 전기(전자)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수도관에 비유하면 전압(V)은 물을 미는 수압, 전류(A)는 실제로 흐르는 물의 양과 같습니다. 아무리 수압(전압)이 세도 물이 흐르지 않으면(전류가 0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듯, 실제로 우리 몸이나 전기 기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류의 크기입니다. 전류가 작을 때는 mA(밀리암페어, 1000분의 1A) 단위를 흔히 사용합니다.
    • 전압과 인체 위험, 그리고 전류와의 관계: 실제로 감전 위험을 결정하는 것은 전압(V) 자체보다 몸속으로 흐르는 전류(A, mA)의 크기입니다. 전류는 전압을 몸(피부)의 저항으로 나눈 값(전류 = 전압 ÷ 저항)이어서, 같은 전압이라도 땀에 젖어 저항이 낮아지면 더 많은 전류가 흘러 위험해집니다. 대략 1mA 정도는 따끔한 정도로 느껴지지만, 10mA 안팎이면 근육이 저절로 수축해 손을 뗄 수 없게 되고, 50~100mA가 심장을 지나면 심실세동을 일으켜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건전지(1.5V)는 저항이 커서 이런 위험한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아 안전하지만, 가정용 220V 콘센트는 습기가 있는 손 등으로 만지면 충분히 위험한 전류가 흐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 전기 단위 한눈에 정리: 전압(V)·전류(A)·저항(옴, Ω)·전력(와트, W)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전류 = 전압 ÷ 저항(V=IR, 옴의 법칙)이고, 전력 = 전압 × 전류(P=VI)입니다. 즉, 저항이 클수록 같은 전압에서 전류는 작아지고, 전압과 전류가 클수록 소비하는 전력(에너지를 쓰는 속도)도 커집니다. 전구·콘센트에 적힌 "220V 100W" 같은 표시도 이 관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 전자기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만들어 내며 진행하는 파동입니다.
    • 전기장과 자기장은 서로 직각으로 진동합니다.
    • 빛,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도 모두 전자기파이며, 파장에 따라 이름이 다를 뿐입니다.
    • 전파는 전자기파 가족 중 파장이 가장 긴 편에 속합니다.
    •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도 전자기파의 일부이며,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파장별로 꺾이는 정도가 달라 무지개색으로 나뉘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