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망원경의 안테나(반사경)는 넓은 하늘에서 온 미약한 전파를 커다란 반사판으로 모아 한 점(초점)에 집중시킵니다. 하지만 반사경 혼자서는 이렇게 모인 전파를 실제로 "받아서" 수신기로 넘겨줄 수 없습니다. 이 초점 자리에 놓여 전파를 붙잡아 수신기로 전달하는 작은 깔때기 모양의 안테나가 바로 피드 혼(Feed Horn)입니다. 전파망원경 원리 편에서 살펴본 전파망원경 구조에서, 피드 혼은 반사경과 수신기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반사경이 모아준 전파는 자유공간을 퍼져 나가는 전자기파 형태이지만, 수신기 내부의 전자회로는 도파관이나 동축케이블 속을 흐르는 형태로 신호를 다룹니다. 피드 혼은 넓게 벌어진 입구에서 점점 좁아지는 나팔(깔때기) 모양의 구조로 이 둘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모드 변환기이자 임피던스 정합기입니다. 넓은 입구가 자유공간의 파동을 부드럽게 받아들이고, 점점 좁아지는 목 부분을 지나면서 도파관 속을 흐르는 전자기파 모드로 매끄럽게 바뀌어 수신기로 전달됩니다. 이 과정에서 반사가 생기면 신호 일부가 되튕겨 손실되므로, 혼의 길이·벌어진 각도·벽 모양을 정밀하게 설계해 반사를 줄이고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전달하도록 만듭니다.
피드 혼도 그 자체로 하나의 안테나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빔 패턴(수신 가능한 각도 범위)을 가집니다. 이 빔 패턴이 반사경의 구조(초점 거리와 지름의 비, f/D)와 얼마나 잘 맞는지에 따라 전파망원경 전체의 성능이 크게 달라집니다.
혼의 수신 각도가 반사경에 비해 너무 좁으면, 반사경 가장자리에서 반사되어 초점으로 모여드는 전파 중 일부가 혼이 "보는" 범위를 벗어나 버립니다. 모처럼 반사경이 모아준 전파의 일부가 혼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흘러가 버리는 이 손실을 스필오버 손실(spillover loss) 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혼의 수신 각도가 너무 넓으면, 반사경이 반사해 준 전파뿐 아니라 반사경 테두리 너머의 따뜻한 지면이나 하늘에서 오는 원치 않는 전파까지 함께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끼어든 여분의 전파는 관측하려는 신호에 잡음을 더해 전파망원경의 감도를 떨어뜨립니다. (이는 휴대전화나 Wi-Fi처럼 사람이 만든 전파 간섭을 막는 전파 차폐(RFI Shielding)와는 다른 문제로, 여기서는 안테나 자체의 구조 때문에 원치 않는 방향의 전파까지 받아들이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래서 실제 전파망원경은 스필오버 손실과 잡음 유입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테이퍼(taper) 설계를 합니다. 흔히 반사경 가장자리에서의 수신 세기가 중심보다 몇 dB 정도 낮아지도록(예: -10~-15dB 테이퍼) 혼의 벌어진 각도를 정밀하게 설계하여, 스필오버 손실과 잡음 유입을 모두 적당히 낮은 수준으로 억제합니다.
👉 아래 슬라이더로 피드 혼이 벌어진 각도를 바꾸며, 스필오버 손실과 잡음 유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 보세요!
스필오버 손실
0%
잡음 유입
0%
잘 수신됨 스필오버 손실 잡음 유입
한편 전파는 진동 방향(편파)을 가지고 있는데, 관측 목적에 따라 특정 편파(선형 또는 원형)만 받아들이도록 피드 혼을 설계하기도 합니다. 안테나가 받아들이는 편파 이야기가 아니라, 천체가 우주로 내보내는 전파 자체가 어떤 편광 상태이며 왜 회전하는지는 편광(Polarization) 편에서 다룹니다.